MEMBER LOGIN

Sabbath School

e-5
댓글 14조회 수 4177추천 수 0
8월 5일 화요일
인천공항에 공항버스 리무진을 타고 갔다. 티케팅을 하는데 내 여권을 보고 항공사 직원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가 세탁기에 돌렸고 첫 페이지가 좀 구겨지긴 했지만 글자라든지 내용은 다 잘 보였다. 그래서 난 별 이상 없을 줄 알고 그냥 갔던 것이었는데 항공사 직원은 미국 대사관 사람을 불렀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대사관 직원이 와서 왜이렇게 되었으며 언제 이렇게 된걸 알았으며 그런 조사를 하더니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서 출국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그래서 여권을 재발급 받으려고 공항에 나와있는 외교통상부 출장사무소에 가서 말을 하니 귀하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여기서는 발급이 안되고 구청에 가보란다 -_-;; 회사 사람이 분실했었는데 인천공항에서 재발급 받은 사실을 기억하고는 회사에 전화걸어서 물어보니 꼭 이번 비행기로 급하게 가는 증빙 서류를 내야 한단다. 그런 증빙 따위는 있을리 없으니 흐흑. 그럼 그냥 출국하면 안되냐고 물어봤더니 그건 법무부 소관이여서 자기는 모르겠다고 한다. 항공사에 다시 와서 그렇게 말했더니 직원이 다시 법무부에 물어보고 왔는데, 미국 갔다가 입국거부당해서 다시 오게되면 내가 모두 책임 진다는 사유서를 쓰면 출국은 시켜 주겠다고 한다. 나는 베짱을 부려서 내가 책임을 지고 가겠다고 했다. ‘다 내 책임이오’서류에 이름 쓰고 그렇게 출국을 하게 되었다. 아시아나 직원에게는 좀 미안했다. 나 땜시 왔다갔다 고생 좀 했을 듯…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나서는 한국에서 여권이라도 재발급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뭔가 노력하는 자세라도 보이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대사관에서 나온 사람도 재발급 받으라고 했으니까 말이다.  비행기 타고가는 내내 잘되겠지라는 어설픈 희망과 200만원 짜리 도박이라는 생각에 머리가 아팠다.
싱가폴 항공을 타고 갔는데 엄청 좋았다. 특히 놀랬던건 12인치는 되어보이는 LCD창과 각국의 음악과 영화와 TV시리즈들이 있었다. 못봤던 쿵푸 팬더도 있어서 봤는데 영어자막으로 보니 대충은 이해가는데 뭐 재미도 없고 해서 중간까지 보고 끄고 마이 뉴 파트너를 봤다. 화질도 깨끗하고 참 좋았다. 심지어 워드프로세서 엑셀 프로그램도 내장 되어 있었고 USB메모리 넣어서 저장도 할 수 있고 USB메모리에 저장된 미디어 파일도 재생할 수 있고 인터넷접속단자도 있었는데 심란한 마음에 직원에게 물어보지 못했는데 아마도 인터넷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기내식도 저녁은 코스요리로 나왔다. 싱가폴 에어라인 참 좋구나 생각했다.
어느덧 12시간이 지나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아시아나 직원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세관만 통과하고 입국심사는 워싱턴DC에서 한다고 해서 세관만 통과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입국심사와 관세심사 모두 하는 것이었다. 볼펜도 없어서 여기저기 볼펜 찾으러 다닌 다음 세관 종이와 입국심사카드를 작성한 뒤 제일 착해보이는(잘 웃는) 아저씨에게 줄을 섰다. 여권을 보더니 여권이 왜이렇냐 뭐 하러 왔냐 그런거 물어보다가 얼마나 있을거냐고 그래서 6개월 있어야 한다고 했더니 왜 그렇게 길게 있냐고 계속 묻다가… 몇번째 방문이냐고 물었는데 2번째라고 그랬다. 그런데 여권에 출입국 기록이 없었다. 이 사실을 한국에서도 알고 있었는데 미국 출입국 기록만 세탁되어서 지워진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사실 미국은 IA94인가 거기 카드위에 도장을 찍기 때문에 여권에 기록이 남지 않는다. 하여튼 미심쩍었는지 나를 출입국 사무실로 보냈다. 거기서 입국 도장 받으면 될거라고 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좀 더 빡세보이는 아저씨들이 즐비했는데 빨래에 넣고 돌렸다고 하니까 여권이 더러워서 그랬냐고 농담까지 하고 왜 6개월이나 필요하냐 무슨 일 하냐 왜 꼭 워싱턴DC에 가야 하느냐 등등의 많은 질문들을 했다. 증빙 서류나 편지 같은 것이 있으면 줘 보라고도 하고…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이 내 명함이었다. 명함이라도 있으니 조금은 믿어주는 눈치였다. Medical Software Engineer라고 하면서 병원들 돌아다녀야하고 CT업체들과 Integration 얘기도 해야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그랬다. Boss가 미국에 있냐고 해서 번호를 가르쳐줬는데 전화는 안받으시고… 흘흘… 뭐 그렇게 내가 계속 대답하고 열심히 하다보니 진실은 통했는지 6개월 입국허가 도장을 받아냈다. ㅠㅜ
국내선으로 갈아타는 것은 큰 이슈가 없었다. 배가 고파서 일본 음식점 가게에서 Veggie Udon(야채우동)을 시켰는데 국물에 우러 난게 아니라 모든 야채의 맛이 다 따로 나고 싱거운 우동 먹기가 힘들어서 절반만 먹고 버렸다. 무슨 여기는 국물 따로 버리는 곳도 없어서 걍 쓰레기통에 다 넣어버렸다. 새벽시간이라 회사에는 전화 못하고 부모님께 전화하려고 했는데 전화기를 붙잡고 열심히 눌렀는데 신용카드를 넣거나 2만원짜리 국제전화카드를 사야 하는 것 같아서 포기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워싱턴DC로 가는 비행기를 타서 진정된 마음으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옆자리에는 어떤 아주머니가 앉았는데 한국 사람인줄 알고 물었는데 중국 사람이었다 -_-;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 정부를 위해 일한단다. 쩝. 그냥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예쁜 분도 아니고 해서 놓아드렸다. ㅋㅋㅋ
  • ?
    술수만 2008.08.07 17:39

    한편의 긴 일기를 본듯한 ㅋ

    어쨋든 빨래된 여권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잘 도착했구나아~
    건강히 지내다 오셔 빠샤

  • ?
    suppia 2008.08.07 17:59

    헐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으로 알고있었더니만.. 것도 아닌가보오~

    가는날 부터 고생했네~ ㅎ

    미국입성을 추카하오~~~~~~~ 

    가끔 안부 전해주시고~  

     

  • ?
    huan 2008.08.07 18:01

    역시 so cool의 대가 답구만

    남들은 여권 실밥만 풀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미국 가는데 여권을 세탁기에 ㅎ ㄷ ㄷ

    어찌 되었든 잘 들어 갔다니 다행이구만

  • ?
    국향 2008.08.07 18:16
    후덜덜덜,, 역시 이오! 멋져부러~
    앞으로 못해낼 일이 없을 듯 하오~ ^^
    건강 잘 챙기고,, 이오의 일기를  기대하겠어^^
  • ?
    욜리 2008.08.07 18:35
    어데서 그러 강단이.....
    암튼.....대단 대단...
  • ?
    희야 2008.08.07 18:52
    이오의 일기 잘 봤음 ㅋ
    정말 강심장이다. 세탁기에 넣고 돌린 여권이라...
    여튼 입국하게 되서 정말! 축하축하!
    워싱턴 DC 에서의 일기도 기대할께~~~~
  • ?
    현정이~ 2008.08.07 19:03
    오호~ 대단하오~~~~~ 대단한 배짱.... ^^
  • ?
    은냥 2008.08.07 19:05
    배짱대단해~ㅋㅋ
  • ?
    흑산 2008.08.07 19:06
    대단하군
    어찌되었든 들어갔다니 다행이네
  • ?
    음냘 2008.08.07 19:16

    "그냥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예쁜 분도 아니고 해서 놓아드렸다. ㅋㅋㅋ"

    오늘 일기의 키포인트임. 역시 이오쿤! ㅋㅋ

  • ?
    꼬미 2008.08.07 19:17

    우아... 갔다가 다시 왔으면 어쩔뻔 했어!!!!!!!!
    이오... 무모하구나.... ㅋㅋㅋㅋㅋ

    암튼 신기하다~ ㅎㅎ 세탁된 여권... ㅎㅎㅎ

  • ?
    쾌걸 2008.08.07 19:52
    200만원짜리 도박......지난시즌 카지노를 열심히 다닌 경험치가 있고나......^^
  • ?
    비룡 2008.08.07 19:59

    You win!!
    예전에 출장갔을때 물론 미쿡
    같이간 일행이 비자 한 귀퉁이가 떨어져서 풀로 쓱삭 붙였다가
    입국심사대에 걸려서
    한참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다시 사무소가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간신히 pass한 적이 있음
    덕분에 LA공항에서 국제선에서 국내선 갈아 타는 곳까지 죽어라 뛴적 있음

  • ?
    민칭이 2008.08.07 22:58

    2백만원 도박을 할 정도의 저 대범함 !!!
    믓찌다 ~~~
    읽으면서 내내 내가 더 불안했오 ㅋㅋㅋㅋㅋ

    들어올때도 그 쌩쑈 또하는 거 아니야??

    암튼 무사통과해서 다행이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일반 모바일 사진 업로드 1 huan 2012.12.21 441924
3876 휴가 계획 추천 좀.. 10 행성 2007.07.05 4278
3875 휴가 결제 완전 나버렸음! 13 희야 2007.08.30 4120
3874 수다 휴~~ 4 huan 2008.04.02 5742
3873 일반 휴.........살아서 돌아왔습니다... 3 나옹 2007.02.16 7261
3872 일반 휘팍번개...^^ 10 국기 2006.12.15 7443
3871 휘팍 숙소 문의 4 음냘 2008.12.12 4212
3870 일반 휘팍 갑니다 4 음냘 2007.11.24 6666
3869 휘슬러 휘슬러 휘슬러 3 huan 2009.02.02 4228
3868 휘슬러 or 그로우스 마운틴!!! 10 은냥 2009.03.12 4356
» 훼손된 여권으로 입국심사 받기 14 e-5 2008.08.07 4177
3866 훗.. 완소 니콘... 2 file 윙크 2007.08.24 4295
3865 수다 훗.. 덴장!! suppia 2006.06.24 7096
3864 훗. . .오늘. . . 10 몽이 2008.05.16 4131
3863 일반 훈훈한 하루 3 음냘 2009.12.30 6329
3862 일반 훈련소 입소하는 5인방 ㅋㅋ 6 file suppia 2009.11.06 7013
3861 후흡.. 제주도 투어에서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3 열군 2009.05.13 4132
3860 수다 후안이나 쫀,... 3 나옹 2006.09.01 7386
3859 일반 후안의~ birthday~!! 4 file suppia 2005.12.01 12339
3858 후안은 하이원으로 고고씽~ 5 suppia 2008.11.29 4149
3857 수다 후안은 지금 2 suppia 2006.10.24 668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6 Next ›
/ 19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LOGIN INFORMATION

로그인
login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