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약속이 없는 주말이 예상되면 목요일이나 금요일 쯤해서 주말에 할 요리계획을 세운다.
지난주는 리코타치즈를 만들기로 미션을 정하고 계획을 세웠는데
리코타치즈는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할 수 있는데도
조리시간이 길어서 여늬 때는 언감생심인 거의 이벤트에 가까운 행사이다.

작심을 하고 계획을 세움과 동시에 조리기구를 찾아놓고 주변을 정리해 놓는다.
우유 5리터, 레몬 3개, 명주포와 여과지, 찜기, 허브솔트, 식초......

매번 주방에서 뭔가 해보려할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지만 주방이 쾌적해야
집안이 화평할 것 같다.
넓은 조리대, 다양한 화력의 화구, 적절한 부족함이 없는 조리기구를 갖추는 것이야 말로
지상명제이자 꿈이다.

한참 리코타치즈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외출준비를 끝낸 아내가 툭! 던지는 과제 하나.
......마늘 까놓으세요......
 낮지만 포스를 뿜어내는 목소리. 수식어 전혀없는 지시.
휘적휘적 나가는 아내 꽁지에 흘긴눈을 붙여 보낸다.
 
치즈를 거르는 4시간 여......내내 마늘을 깠는데 껍질 벗고  드러나는 속살이 참 예쁘더라.
서산마늘이라는데 그리 맵지도 않고 껍질도 수월하게 벗겨졌다.
학원에서 돌아온 인태에게 간식으로 줄 꼬치를 구우며 마늘버터구이를 만들어 시식해봤더니
맛도 그만이다.

저녁이 다되어서야 미션과 마님의 지시사항이 완수되었다.
아마 다음주엔 마늘크림치즈나 허브치즈 만들기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치즈케익이나 토마토샐러드에도 쓰일 것이고......

꼬리말 : 마님께선 늦으막히 한 잔 걸치고 환궁하셨음.